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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실/- 언론 자료

"재독한국여성모임 2007년 가을세미나에 다녀와서" -이정회

재독한국여성모임 2007년 가을세미나 

이정회 변호사 (베를린 거주)



재독한국여성모임에서 주최한 가을세미나가 2007년 11월 16일부터 18일까지 베를린 클라도우에서 아주 흥미로운 주제를 가지고 열렸다.
한국어와 일본어로 출간된 한일 여성공동저서 “여성의 눈으로 본 한일 근현대사”를 소재로 지난 15년 동안 아시아태평양 전쟁 당시 일본군 위안부 강제동원에 대한 공식적인 사과와 위안부 희생자의 보상 및 명예회복을 위해 오랜 연대활동을 해온 베를린 일본여성회와 함께 마련한 세미나였다.
기존의 역사책이 그 당시의 여성의 역할과 역사상의 중요성을 도외시한 반면 여성의 관점에서 재조명된 한일 근현대사를 일본여성들과 함께 한 자리에 모여 토론할 수 있는 장이 마련되었다는 점에서 이 번 세미나는 더욱더 의미가 깊었다고 볼 수 있다. 다 수의 한국 사람들의 지나친 편견과 적대적인 일본에 대한 감정은 찾아볼 수 없었으며 페미니즘의 시점에 서서 이제까지의 한국과 일본의 관계를 중심으로 한국의 식민역사의 전 후에 나타난 한일여성의 위치와 역할의 유사함과 상이함 그리고 이에 대한 객관적인 분석과 이해에 초점이 맞추어졌다. 특히 이 시대의 산 증인과도 같은 노령의 세미나 참석자들의 경험과 맞물려져 역사의 건조함을 벗어난 흥미롭고 진지한 살아있는 토론이 가능했다.
토요일 오전에는 Frau Juliane Boehm의 강연이 “식민시대에서(1910-1945)의 한국여성과 일본여성의 영향과 중요성”라는 소주제로 열렸다. 이를 통해 강연자는 1868년과 1919년 사이의 한일여성의 법적, 사회적 위치를 강조했으며 특히 역사상 잘 거론되어지지 않았던 일본 여성인권주의자  Frau Hiratsuka Raicho와 여성평화주의자 Frau Kaneko Fumiko의 재 조명을 통해 식민시대에 그들이 요구한 선진적인 여성인권의 핵심 내용을 발표했다. 또한 이와 관련된 식민시대의 한일여성운동단체의 종류와 추구 내용을 비교, 분석함으로써 당시 강경했던 정치활동금지에도 불구하고 원활한 여성운동단체가 존재했으며 모든 위험을 무릅쓰고 다양하고도 실질적인 운동을 전개시켜 나갔던 현 일본과 한국의 여성운동가들의 모태를 추적해 볼 수 있었다.   
연속해서 Frau Jung Hwa Han의 강연이 있었다. “문화 대 문명: 한국 근현대과정에 나타난 성별 질서”라는 소제목 하에 식민시대 이 후 성별에 따른 근현대화과정에 나타는 이중성과 불합리함을 지적했으며 식민시대 이 후 아직까지도 현 한국사회에 뿌리 깊게 잔재하고 있는 성별 체제가 Gender관점에 따라 재조명야 되어야하고 이를 통한 새로운 성평등에 입각한 민주주의가 확립되어야 함을 강조 했다. 
오전에 발표된 강연 내용을 토대로 오후에는 참석자의 선택에 따라 소그룹토론이 한일 양쪽의 그룹리더와 함께 “식민시대의 여성의 학교교육”, “식민시대의 여성의 법적 지위” 그리고 “오전 강연에 관한 열린 토론”으로 나뉘어져 진행되었다. 세미나참석 소감을 쓰는 본인은 분과토론“식민 시대의 여성의 법적 지위”를 진행해야 헸기 때문에 다른 두 분과토론이 어떻게 진행이 되었는지 알 수는 없었지만 분과 토론 후 이에 대한 각 분과 별 보고와 연 이은 질문, 응답을 통해 다른 분과에도 열띤 토론이 이루어졌음을 짐작할 수 있었다.
모든 토론이 종결된 뒤 “사랑”이라는 주제 하에 세미나에 참석한 한일여성들은 국경을 초월해 여성으로 사회 곳곳에서 경험할 수 있는 일상문제, 특히  뿌리깊이 내린 비민주적인 가부장제가 생산한 남성과 여성간의 지배, 종속의 권력구조를 즉석 연기를 통해 연출해냄으로써 많은 웃음과 더불어 이 세미나를 마쳤다. 2008년 일본여성회와 공동주관으로 개최될 봄 세미나에서 여성의 눈으로 본 한일근현대사의 후반부가 다루어질 예정이다.
이 세미나를 통해 한일 근현대사에서 소외된 여성의 역할과 중요성을 재구성하고 여성 인권의 의식에 관한 기본적인 생각을 다시 한 번 재인식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지고 이에 대한 보편적인 시각이 점차 폭넓게 공유되어 나아가기를 기대한다.